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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이란] 댄서의 순정.. 혹은 삼류를 위한 변명.... (05.5.16.)
작성자 똥개 작성일 2014-03-02 00:48

뭐... 문근영을 위한, 문근영에 의한, 문근영의 영화....라는 입에 발린 광고카피는 말짱 뻥이라는 뻔한 애기는 집어치우자.. (이 영화에 믄근영 말고 다른 무엇이 있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좀더 정밀하게 '대다수 한국 남성의 살아 있는 로리타'.. 문근영에게 침을 질질 흘릴 그 원초적 욕망... 오로지 그것을 위한 그것에 의한 그것의 영화..라고 표현하는 게 좀더 정직하지 않냐는 것이다.. 그리고 그 부분에서 이 영화의 연출은 상당히 성공적이다.. 그들이 문근영에게서 보고 싶은 모습, 듣고 싶어하는 말... 그 모든 것을 남김없이 요소요소에 적절히 배치하면서도.. 따지고 보면 참으로 역겹기까지 한 그 욕망을 전혀 역겹지 않게.. 오히려 무척이나 닭살스럽도록... 심지어 그 유치찬란한 욕망에 대한 역겨움에 관해서라면 절대 뒤쳐지지는 않을 울 마눌조차... 여자인 내가 봐도 저리 이쁜데... 라고 감탄할 정도로... 절묘하게 연출해냈으니.. 말이다..)

 

이 영화에서 내 폐부를 찌른 것은.. 가령 문근영이 천연덕스럽게 남자주인공을 향해서가 아니라 실은 관객들을 향해서(그때의 카메라 앵글에 주목하라!) 여보~라고 부르는 대목도, 거의 벌거벗은 몸으로 현란한 춤을 추며 눈요기를 충족시키는 대목도 아니었다..

 

악역을 맡은 이의 대사... 거기서 하마터면 눈물이 터질뻔했다...

 

'춤을 추는 동안은 상대를 사랑하라는 건 삼류들이나 하는 말이다... 우리는 프로패셔널이다...'

 

나도 안다.. 내가 삼류라는 것......

(마눌은 이 영화가 내가 무척 좋아하는 구도의 영화라는 걸 눈치채고 있었다. 아는 사람은 알지만 나는 '허슬러'나 '업 클로즈 앤 퍼스날' 또는 '굿 윌 헌팅'이나 '그대안의 블루' 같은 영화를 무척 좋아한다.... 그 이유를 나는 그저 허접한 로리타 컴플렉스가 좀더 변태스럽게 변형된 '키다리아저씨' 컴플렉스라 할 만한 변태적 취향 정도로 여기고 있었는데.. 얼마전 신화에 대한 책을 읽다가.. 이 영화들의 맥을 관통하는 관념은 '멘토'라는 대목을 읽고.... 무릎을 쳤다.. 어느 후배가 '똥개 최대의 비극은 좋은 선배를 못 만난 것'이라고 통렬하게 지적했듯이... 내게는 '멘토'가 없었고.. 실은 그게 나의 근원적인 상처다... )

 

그리고... 또한 안다.. 이 영화의 결말은 '판타지'라는 것... 그러니까 현실에선 결국 '삼류'는 패배할 수밖에 없다는 것... 그걸 삼류라고 경멸할 줄 아는 ..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프로패셔널의 자세라고 확신하는 그들이 이길 것이라는 것....을........ 게다가 더욱 처연하게도... 내게 길잡이를 구하는 이들의 대부분 역시 현실에서 패배할 수밖에 없는 삼류 멘토 따위가 아니라.. 현실에서 확실하게 이길 수 있는 프로패셔널의 길로 안내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것까지.....

 

그래도 삼류이기를 포기할 수 없는 건............ 그리고 결국 삼류에 불과한 그 길이 '정도'이며 '대도'라고 목터져라 힘주어 가르칠 수밖에 없는 건... 어쩌다 어리버리한 삼류를 만나 삼류가 프로패셔널을 엿먹이는 이 따위 저질 판타지가 때로 현실에서 이루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털끝만한 미련이라도 남아 있어서가 결코 아니다.........

 

....... 내 몸의 리듬을 타면.. 그건 (실제로 누구와 춤을 추든) 아저씨와 춤을 추는 거 맞죠?...라는 음성 메시지가 흘러 나올 때......... 나는 그거야말로 이 어쩔 수 없는 삼류들이 진정으로 바라마지 않는 최고의 보답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니...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는 것으로 쓸쓸히 돌아설 수밖에... (영화가 거기에서 끝났다면... 이 영화는 좀더 리얼했을 것이다!)

 

그런데 말이다............. 이 가짜 프로패셔널들아...... 그거야말로 진짜 프로패셔널 아니냐??

그래서 나는 오늘도 아낌없이 '연애'하러 간다........ 누군가는 삼류라고 비둣겠지만... 비웃을 테면 얼마든지 비웃으라 이거다.. '연애'를 하지 않고 길을 찾는 사람에게 어떻게 길을 알려 줄 수 있단 말인가..... 하물며 다른 일도 아니고 사람과 사람을 매개하는 출판일에서......(그러나 이런 말을 까딱 잘못하면 성희롱이다!... )

 

어느 선배는 내게 물었다.. 너는 출판이 뭐라 생각하느냐고.. 그때 나는 '단 세 글자'라고 답했다...

그것은 진.정.성.이다......

물론 자본주의적 프로패셔널들이 판치는 세상에선 개도 안 물어갈 진정성이지만...

 

 

.................... 사람은 많은데.. 사람이 없다........

 

http://ddonggae.kr/articles/review?m=view&bbs_id=review&p=1&seq=8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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