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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모두가 특별해지는 세상을 꿈꾸며
작성자 똥개
아무래도 어느샌가 내 심성이 몹시 비뚤어져 있는 것이 틀림없다. 격려의 갈채를 아낌없이 보내야 할 스물 네 명의 '행복 바이러스'들을 이 책을 통해 만나는 동안 내내, 머리로는 분명히 어느 누구 하나 예외 없이 '참 예쁘게 사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고 그렇지 않다는 증거를 전혀 찾아낼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음 한 구석에서 뭉클거리는 불편함을 숨길 재간도 없었으니 말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기에 "나는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스물 네 명의 젊은이들은 저자 김종휘씨의 말대로 "특별한 사람들"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유감스럽게도 나는 그렇지 못한 '평범한' 젊은이들을 더 많이 알고 있으며, 그들 대부분은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도 어떤 이유로든 가로막혀서가 아니라 그 이전에 자신이 정작 하고 싶어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모르기 때문에 적어도 아직은 행복하지 않다.

어쩌면 나는 이 책이 행복하지 못한 많은 젊은이들에게 행복한 삶에 이르는 길을 넌즈시라도 일러 주기를 바랐는지도 모르겟다. 어떻게 하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정직하게 발견할 수 있는지 실마리라도 던져주는 책이기를 기대했던 것 같다. 하지만 저자는 겸손하게도 스물 네 사람의 '행복한 삶'의 모습만을 충실하게 전달해 줄 뿐이다. 그들이 거기까지 걸어가는 과정에는 물론 시련도 있고 좌절도 있으며 때로 눈물겨운 노력도 있으니, 그들이 지금 누리는 그 행복이 '운좋게 거저 얻은' 것이라는 식으로 폄훼하는 것은 매우 부당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이들이라고 해서 용감하지 못했거나 노력을 덜했기 때문에 자신만의 행복을 누리지 못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내가 못내 궁금했던 것은, 그들이 왜 행복한지 또 얼마나 행복한지가 아니라 다른 많은 젊은이들이 왜 그들처럼 행복할 수 없는지였다.

그러나 이 책이 이런 궁금증에 속시원한 해답을 주지 않는 것이야말로 실은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다. 이 책은 그저 자기 나름의 행복을 찾은 남달리 특별한 젊은이들의 평범하지 않은 삶을 소개하는 책이 아니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전혀 심각하지 않은 표정으로 매우 진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책을 읽는 동안 내내 불편했던 나는 마지막 장을 덮을 즈음에서야 겨우 알아차렸다. 그것은 독자들이 스스로 자신의 삶으로써 대답해야 할 문제였다.

그래서 나는 저자가 발견했다는 행복한 젊은이들의 스무 가지 공통점 중에 한 가지 항목을 특별히 주목한다. "이 아이들에게는 부모와 교사를 제외한 어른 후원자가 있었다." 결코 행복하다고는 말할 수 없는 내 개인사를 투사시키면서까지 내내 불편했던 이유는 다름아닌 그것이었다. 나는 유치하게도 그것을 질투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마도 그들 또래의 많은 젊은이들이 그들만큼 행복하지 못한 이유도 거기에 있을 것이라고 나는 감히 짐작한다.

더 많은 젊은이들이 이 책을 통해 이들의 '행복 바이러스'에 전염되는 것도 당연히 좋은 일이지만, 그보다 더 좋은 일은 부모들과 교사들은 물론 이 사회의 모든 어른들이 이 책을 통해 젊은이들이 행복해지기 위해 왜 어른 후원자가 필요한지, 아니 자신이 어떤 후원자가 될 수 있는지를 깨닫고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계기를 만나는 것일 터이다. 그것은 더이상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찾아 방황하는 젊은이가 아닌 이미 어느샌가 마흔 줄에 들어선 '어른'이 되어 있는 나 자신의 삶 앞에 이 책이 던지고 있는 숙제이기도 하다.

이 책이 소개하는 스물 네 명의 젊은이들이 "특별한 사람"이라는 저자의 말은 이렇게 수정되어야 한다. 어느 누구라도 이들만큼 특별할 수 있고 또 특별해져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이 책을 읽은 우리가 어떻게 살 것인지에 달려 있다.
발표지면 중앙일보, 2004.6.
단행본수록 미수록
대상 김종휘, <너, 행복하니? - 보통 아이들 24명의 조금 특별한 성장기> 샨티,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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