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법적 책임 능력을 부여하기 곤란한 사람에 대하여 단지 법률 행위에 일정한 제한을 가할 필요에 의해 설정된 ‘미성년자’라는 가치 중립적 개념을, 일체의 독립적․자율적․주체적 판단 능력을 부인하는 사회 문화적 관습과 교묘하게 절충하여 가치 지향적 개념으로 재구성해낸 상징 조작. 인격으로서의 존엄과 헌법상 모든 국민에게 당연히 보장된 기본적 인권, 특히 사생활권의 핵심적 내용이 부인되며, 자신의 의사와 아무런 상관 없이 강제로 ‘보호’를 빙자한 타인의 간섭 속에서 생활해야 할 존재. 흔히 ‘미래의 주인공’과 같은 사탕발림이 상징 조작의 슬로건으로 동원되곤 하지만, 이는 절대로 ‘현재의 주인공’으로는 인정할 수 없다는 사회적 소수자를 겨냥한 폭력적 의지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낼 뿐이다.
청소년보호법
사회 문화적 환경이나 인격적 성숙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생물학적 연령이라는 같잖은 기준으로 특정 사회 집단의 의사 결정 능력 및 판단력을 부인하려는 사회적 음모를 제도적으로 공인하기 위해 제정된 법. 비단 청소년뿐 아니라 ‘청소년 보호’를 구실로 성인들의 생활 문화까지 통제하려는 권력 의지를 유감없이 드러내기도 한다. 참조) 보호
보호: 개인간 혹은 사회 집단간, 심지어 국가간에 힘의 불균형이 있을 때 강자가 약자의 자결권을 침해하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그 생활(개인간), 문화적 관습(사회 집단간) 혹은 내정(국가간)에 간섭하기 위해 내거는 명분. 사용례) 청소년보호법, 을사보호조약 등.
자율
이미 당사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정해져 있는 규범을 자발적으로 내면화하도록 강요하기 위한 말장난. 정해진 규범의 테두리를 벗어나는 진정한 자율적 의사 결정은 자율의 범위를 벗어난 방종으로 간주된다. 사용례) 복장․두발 자율화, 자율 학습 등
청소년 문제
청소년을 사회적으로 배제함으로써 생겨나는 여러 가지 사회 문제의 원인이 마치 청소년 자신들에게 있다는 듯이 호도하기 위해 만들어낸 말.
중독
자신도 무척이나 즐기고 싶지만 스스로의 비겁함으로 인해 감히 누리지 못하는 취미를 다른 사람이 아무렇지도 않게 즐길 때 그것을 질투하여 이르는 말. 또는 낯선 것에 대해 극도의 경계심과 극단적인 거부감을 보이는 문화적 보수주의가 지배적인 사회에서 특히 기성 세대와는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청소년층의 문화적 취향에 대한 유치한 낯가림의 표현으로서, 그 자체로는 타인에게 아무런 피해를 끼치지 않는 개인의 취향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커다란 사회 문제를 일으키는 양 겁을 주기 위해 사용되기도 한다, 유의어) 변태, 사용례) 인터넷 중독, 게임 중독 등
언어 파괴
사회의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언어 변화 현상 또는 문화적 배경을 달리하는 사회 집단 내에서 형성되는 사회방언적 변이 현상을 사회 문제인 듯이 과장하여 일컫는 말. 자신이 속한 사회 집단의 사회방언만이 올바른 언어 표현이고 나머지는 ‘파괴’라고 착각하는 것은, 타자의 존재를 배제하는 폭력적 발상이다.
소비 향락 문화
현란한 광고를 앞세워 노골적인 ‘10대 시장 공략’에 골몰하는 기업들과 광고주의 비위를 맞출 수밖에 없는 탓에 그러한 상품들을 매개로 형성되는 소비 문화를 세련된 눈요깃거리로 포장하여 선동할 수밖에 없는 대중 매체의 합작품. 흔히 판단력이 미숙한 시기의 분별없는 유행 모방 심리로 폄하되곤 하지만, 실제로는 이러한 매체 환경이 만들어내는 문화적 기호를 매개로 형성되는 커뮤니티에서 소외되지 않으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선택 행위이다. 특정 문화 상품의 소비 여부에 기반한 문화적 차이가 그 자체로 사회적 위계를 형성하는 한국 사회 특유의 현상으로서 성인 사회에서는 그 정도가 훨씬 더 심하게 나타남에도 불구하고 비난의 화살이 청소년 세대에 집중되는 이유는, 한창 감수성이 예민하던 시기에 문화적으로 개방되어 있지 못한 환경에서 조악한 문화 상품을 접한 것이 고작이었던 불우한 세대들이 훨씬 다양하고 풍요로워진 문화적 환경을 질투하기 때문이다.
가출
인격적 무시를 비롯한 부모의 학대, 가정 폭력, 기타 더 이상 가족과의 공동생활을 감당할 수 없게 하는 여러 가지 사유로 사회적으로 공인되는 독립의 시기보다 일찍 부모로부터 독립하여 독자적인 생계를 확보하는 행위. 독립적 생활 능력이 사회적으로 부인되는 탓에 일탈 행위로 간주되지만, 오히려 그러한 편견으로 인해 사회 공식 영역에서의 생활이 철저하게 봉쇄된다. 이는 모든 국민에게 차별 없이 최저 생계를 보장해야 할 국가의 의무를 개별 가족에게 전가하려는 거대한 사회적 음모를 반영한다.
학교 폭력
흔히 대중 매체 등을 통해 학생들에 의한 조직적 폭력을 일컫는 말로 잘못 알려져 있으나, 본래는 이른바 ‘사랑의 매’라는 이름으로 합리화되곤 하는 교사들의 일상적 구타 행위를 뜻하며 부모들에 의한 구타를 일컫는 ‘가정 폭력’, 상급자에 의한 구타를 일컫는 ‘군대 폭력’과 아울러 대한민국의 3대 폭력을 이룬다. 때로는 인격적으로 미숙한 교사들이 아무 명분도 없이 단순한 분풀이를 하기 위해 자행하는 경우도 없지는 않으나 대개는 당사자들의 의사와는 전혀 상관 없이 부과된 규칙을 위반한 것에 대한 처벌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기 때문에 ‘체벌’이라는 그럴듯한 이름으로 불리어 단순한 폭력과는 다름을 강변함으로써 헌범상 보장된 신체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침해 행위라는 본질을 호도하고 마치 불가피한 교육 수단인 양 합리화하기도 한다. 물론 가정 폭력이나 군대 폭력과 마찬가지로 사회적 위계 서열에 기반한 구조적․조직적 폭력이므로 개인간에 우발적으로 벌어지는 ‘단순 폭력’과는 전혀 질이 다르다. 참조) 체벌
체벌: 죄형법정주의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관습적 사형(私刑)의 일종. 타인의 신체에 직접적인 물리력을 가하는 야만적인 징벌 수단으로 전근대적 태형(笞刑)의 잔재이다. 교육상 필요를 강변함으로써 대중들로 하여금 은연중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있다’는 그릇된 태도를 수용하도록 유도하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한다.
집단 따돌림
학연․지연 등 전근대적 연고에 따른 페쇄적․배타적 집단주의에 기인한 한국 사회 특유의 패악. 이러한 배타성은 여성․청소년․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차별과 ‘내 자식만 잘 되면 된다’는 가족이기주의의 심리적 기반이 된다. 가정․학교․사회에서 이를 일상적으로 보고 듣고 배운 청소년 세대들이 모방․추종하는 경우도 있지만, 기성 세대가 이를 비판하고 질타할 도덕적 정당성을 가지고 있지 못한 탓에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세대 재생산의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
비행 청소년
일부 청소년의 일탈적 범죄 행위가 대중 매체의 선정적 보도에 힘입어 사회적 충격을 야기할 때 사회적 전시 효과를 노려 급조되는 정치적 이벤트의 희생양. 주로 ‘머릿수 채우기’ 식으로 지목되어 소명 또는 변호의 기회도 얻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일탈자로 낙인 찍혀 학교 등 사회의 공식 영역에서 추방당하며, 그로 인해 사회의 비공식 영역에 대한 차별적 편견의 대상으로 방치된다.
학교
군대와 감옥의 비인간적인 특성만을 쓸어모아 놓은 제도적 폭력 기관. 학생은 단지 판단력이 미숙하다는 그 자체로 편견에 지나지 않는 이유만으로 언제나 일탈할 가능성이 있는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되며, 이를 감시․예방하는 것이 학교가 존재하는 가장 큰 목적이다. 취학 연령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학교의 관리에서 벗어나 있는 사람은 그 자체로 일탈로 간주되어 아예 존재 자체가 무시되는 극단적 배제에 직면한다.
개근상
제도 폭력이 강요하는 일상적 규율 권력에 잘 길들여진 사람에게 주는 보상. 흔히 우등상보다 값어치가 있다는 아무도 믿지 않을 입에 발린 거짓말로 표현되곤 하는 심리적 위안이 부상으로 따른다.
교과서
입시만 통과하면 깡그리 잊어먹어도 일상 생활에 아무 지장이 없는 잡동사니 지식만을 늘어놓은 책. 간혹 가물에 콩 나듯 유용한 생활 정보가 포함되어 있기도 하지만, 마치 금덩이도 쓰레기더미 속에 있으면 쓰레기일 수밖에 없듯이 다른 내용들에 휩쓸려 기억에서 남김없이 휘발된다는 데 문제의 심각함이 있다. 이런 이유로 예컨대 ‘국민의 기본권’을 교과서가 닳도록 밑줄 그어가면서 달달 외우고도 졸업과 동시에 하루빨리 잊어야 할 잡동사니 지식으로 밀어둔 채 자신의 기본권을 주장하지도 못하고 타인의 기본권을 존중할 줄도 모르는 우민(愚民)이 되어 가는 경우가 많다.
권장도서목록
‘점수 따는 기계’ 노릇에 방해만 되는 독서 행위를 억제하고 독서 의욕을 저하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재미없고 따분하며 교과서가 가르치는 천편일률적인 내용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도서만을 선별한 목록. 최근 입시 제도의 변화로 인해 폭넓은 독서에 대한 억압적 금기는 상대적으로 완화되기는 했으나 오히려 그로 인해 이른바 ‘교과서 외의 지문’으로 출제될 가능성이 높은 텍스트를 제시하여 여전히 ‘점수 따는 기계’ 노릇을 보조하기 위한 목적으로나 활용될 뿐, 책을 읽는 주체가 자신 안의 내재적 자유를 스스로 발견하는 기쁨과 그것을 마음껏 발현하려는 욕망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유의어) 건전 비디오.
성교육
성기를 중심으로 생물학적 측면만을 부각시키는 교묘한 방법으로 성을 사회적 관계로 인식하지 못하도록 봉쇄함으로써 사회적으로 만연한 성별적 편견과 왜곡된 성의식을 재생산하려는 정치적 음모. 청소년을 타인과 자기 나름의 사회적 관계를 맺어갈 수 있는 인격적 주체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든 신중하게든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본질적으로 위험시하는 태도가 주류를 이룬다. 때로는 성이 ‘사랑의 표현 행위’임을 애써 강조하는 내용이 담기기도 하지만, 이 경우에도 성기 접촉 및 이에 수반되는 행위라는 일반적인 정의를 전제할 뿐 아니라 특히 ‘사랑’이라는 이데올로기에 내포된 성별적 편견을 아무런 비판 없이 암묵적으로 수용하게 함으로써 성의 본질은 여전히 은폐된다. 이러한 일반적 정의를 무시하고 양성간의 사회적 관계를 중심으로 성별적 편견을 바로잡으려는 내용은 성교육으로 간주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
환경 미화
세련된 미적 감각이라고는 털끝만큼도 없이 일사불란을 최고의 미적 가치로 여기는 교육 관료들에게 트집 잡히지 않기 위해 학생들에게 불필요하게 강요하는 무임금 노동 또는 현물 기부. 동원을 거부하거나 불성실하게 임하면 ‘제 방 청소도 안 하려는 게으르고 지저분한 인간’으로 매도된다.
극기 훈련
획일적 통제의 대상에게 가하는 극단적인 형태의 신체적 테러. 사색적 성찰로 접근해야 마땅할 철학적 개념을 야만적 테러를 정당화하기 위해 얄팍하게 전용(轉用)하는 전형적 사례. 이를 위한 상징 조작으로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는 오래된 경구가 동원되기도 하지만, 이는 명백한 오용으로 알려져 있다. 즉 원래 이 말은 고대 로마의 시인 유베날리스의 말로 알려져 있는데 그 원문은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까지 깃들면 바람직할 것이다"이며, 신체 단련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는커녕 오히려 고대 로마 말기에 만연하던 신체 단련 열풍을 못마땅하게 여겨 비꼰 말로 "저 근육만 키우는 멍청이들이 생각도 할 줄 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취지로 한 말을 정반대 의미로 오용하는 것이다.
공동체 의식
집단을 위해 개인이 일방적으로 희생하도록 강요하기 위해 동원되는 정치적 수사학. 개인의 특성은 일체 부인되며, 조금이라도 이를 내세우면 ‘이기주의’로 매도된다. 한 사람 한 사람을 개별적으로 상대할 때보다 집단으로 묶어놓는 편이 통제․관리에 유리하기 때문에 강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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