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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평적 산문  Critical essay
사회문화 비평 성격의 산문을 올려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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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전쟁이라도 하자는 건가?
작성자 똥개

지금 이 나라에 대중적 관심을 끄는 사회적 이슈는 오로지 독도 문제뿐인 듯하다. 못 믿겠다면 대중 정서의 향방에 가장 민감한 코미디 프로그램들을 확인해 보라. 아니면 하루종일 라디오를 틀어 놓아 봐도 된다. 아니 애당초 이 문제에 별다른 관심이 없을뿐더러 쉽게 발언 공간이 주어지지 않는 나 같은 변두리 지식인이 모처럼 지면을 할애받은 게 하필 이 문제라는 것부터가 그렇다. 대한민국은 '이웃 나라가 도발해 온' 독도 얘기를 빼놓고는 할 얘기가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사회 구성원이 관심을 가져야 할 갈등이라곤 전혀 없는 평화로운 나라다. 만세!

물론 정색을 하고 말하자면, 잊어버릴 만하면 한 번씩 이웃 나라에 위협적인 언행을 일삼는 '일부' 일본인들의 행보는 충분히 경계하고 비판할 만한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 방법이다. 이렇게 사회 전체가 온통 들끓듯 흥분해 대는 것이, 마치 '일본'이라는 국가 자체의 존재를 못 견디겠다는 듯이 거의 '전쟁 선동'에 가까울 정도로 반일 정서를 부추기는 것이, 일본의 우경화를 경계하고 극우파를 비판하는 것이기나 한가.

무릇 땅에 말뚝을 치고 제 땅이라고 주장하는 것 자체가 우파적 발상이거니와, "독도는 우리 땅"을 무슨 사이비 종교 집단의 주문(呪文)마냥 배타적·폐쇄적으로 되뇌고 있는 이 거대한 제의(祭儀)가 이미 찌들대로 찌든 '우경화'의 증거가 아니면 도대체 무엇이며, 단숨에 '신라 장군 이사부'까지 거슬러올라가 현재적 갈등의 본질로 돌아올 줄 모르는 것이 '극우적 행태'가 아니면 과연 무엇인가. 제 집이 화염에 휩싸여 있는 판국에 이웃집의 불똥이 옮겨붙을까봐 법석을 떨어대는 꼴이다.

심지어 군사적 긴장의 현장인 '비무장지대'에조차 평화의 소망을 담으려는 이들이 왜 동해 바다 한복판에는 그런 성숙한 태도를 적용하지 못하는 것일까. 도대체 우리 사회의 무엇이 고작해야 유행가 가사 수준의 얄팍한 인식을 신주단지라도 되는 양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확고한 신념이 되도록 몰고 가는 것일까. 더욱 오싹한 것은, 바로 이 '우경도 99퍼센트'의 사회야말로 일본 군국주의의 식민 통치가 남긴 가장 끔찍한 유산이라는 아이러니다. 청출어람(靑出於藍)!

발표지면 미디어오늘, 2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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